나와 교육학과
- 작성자 이상은 (2012 입학)
- 작성일 2021-10-14
- 조회수 3028
안녕하세요, 저는 2016년 2월 상명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한 12학번 이상은입니다. 교육학과의 4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바쁜 일상에 치여 졸업 후 학과 행사에 참여하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이렇게 글로나마 마음을 전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현재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올해 5년 차 병아리 교사로, 3학년 9반 담임이자 국어 과목을 맡고 있답니다. 얼마 전 저희 반 학생과 상명대학교 교육학과 진학에 대해 상담하였는데, 제 학생의 선배가 될지도 모르는 여러분에게 글을 쓰게 되니 감회가 새롭네요. 한 사람 몫의 돈을 버는 사회인이 된 후부터, 부쩍 상명대학교 새내기 때를 자주 떠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 학생들의 대입 상담을 진행하며, 더더욱 풋풋했던 지난 스무 살의 제 모습이 자주 그리워지네요. 상명대학교의 높은 언덕도, 비탈길을 오르던 7016 버스도, 참 맛없었던 학식도 모두 그립습니다.
새내기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 처음 대학교를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망했다’였습니다. 전 면접을 따로 보지 않았던 터라, 상명대학교의 언덕을 그날 처음 만났거든요. ‘내가 생각한 대학교 캠퍼스 라이프에 등산은 없었는데…’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답니다. 하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등산 4년 차가 되니 어느 순간부터 지각을 면하기 위해서 언덕쯤은 1분 만에 오르는 폐활량과 두 다리를 갖게 되었지요. 처음 접하는 환경 속에서 긴장하며 보냈던 1학년, 교육학과 학생회 차장을 맡아 정신없이 보냈던 2학년, 친구들과의 즐거운 생활로 가득했던 3학년, 교생실습이 있었던 4학년까지. 당시에는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싶었던 헐랭했던 저의 일상들이 지금 돌아보면 나름 알차고 빽빽했던 4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국어교육과를 복수 전공하여 지금 국어교사를 하고 있지만, 교육학과에 입학한 학생으로서 다른 학생들은 하지 못하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1년간 임용 서적을 뒤적이며 교육학 공부를 하고, 직접 학교 현장에서 교육자로서 일을 해보니, 제가 교육학과에서 경험했던 많은 일들이 이론서만으론 느낄 수 없는 가치 있는 것들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은평구 학습센터와 연계하여 해당 지역 마을 축제 운영에 참여했던 것, 교육공학 페스티벌에 방문하여 다양한 공학적 교육 기술들을 직접 접해보았던 것, 프로그램으로 인터넷 강의를 구성하고 직접 제작해보았던 것 등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다양한 경험들이 특히 기억에 남네요.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이현우 교수님께서 강의를 일찍 끝낸 후 치킨을 사주셨던 날입니다. (농담입니다.) 교육과 청소년에 대해 다방면으로 느끼고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이 제가 생각하는 교육학과의 매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후배님들에게는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해보라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동기들과 가평으로 떠났던 단체 MT도, 겨울방학 일주일간 다녀온 내일로 여행도, 24시간 운영하는 카페에서 다 함께 밤을 새웠던 조별 과제의 기억도, 나름 열렬했던 CC의 추억도, 전부 그리운 추억이자 현재를 살아가는 행복한 힘으로 남아있습니다. 저는 국어를 복수 전공했지만 여름방학에는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토익 특강도 수강하였습니다. 2015년에는 교내 해외 프로그램으로 한 달간 중국에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전공과 관련 없는 활동들이었기에 주위에서는 모두 참여를 말렸지만, 이러한 다양한 경험이 저에게 새로운 가치를 느끼고 가질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한없이 부러운 대학 생활이 아직 많이 남은 후배님들은 진로에 연연하지 않고 최대한 많은, 다양한 도전들로 남은 대학 생활을 채우시길 바랍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학교에서도 많은 부분에 제한이 있다 들었습니다. 기대를 안고 대학교에 입학한 후배님들에게는 굉장히 아쉬운 나날들이 지나가고 있겠네요. 오랜만에 학교에 찾아오는 제 졸업 학생들도 항상 아쉬움을 토로하고 가기 때문에 잘 알고 있습니다. 언젠가 이 시기가 지나고 교육학과에서 더욱 행복한 학교생활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진로 등의 고민이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교육학과 파이팅. 다시 한번 교육학과 40주년을 축하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