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당선] T or F
소설 당선.pdf 김현화 (한일문화콘텐츠) AI라는 소재는 SF 장르에서 종종 사용되어왔습니다. 당시에만 해도 이렇게까지 기술이 발달할 수 있나 싶었는데 이제는 AI가 고인을 모창하기도 하고, 위대한 화가의 화풍을 따라 해 예술을 하기도 하며, 유전자 정보만을 토대로 몽타주를 그려내기도 합니다. 아직은 일상과 거리가 있는 AI이지만 이러다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에 직접 침투하면 어떤 형식일까, 너무 정교해서 사람처럼 생각하는 인공지능이 등장하게 된다면 그때는 인간을 무엇으로 정의해야 하는가, 그리고 인간의 본질이나 절대적인 선과 악, 진정한 완벽과 같은 철학적인 의문까지 품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T or F>를 구상했는데요, 물론 아직 의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도 다르니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닐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단편적으로 '지우의 경우는 사람과 AI 중 어느 쪽이라고 정의해야 할지', 나아가서는 '과학의 극단적인 발전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즐겁게 작업한 작품이니만큼 애착이 큽니다. 상명 학술상 당선이 앞으로 행복한 집필을 하게 해줄 원동력이 되어주리라 생각합니다. 모자란 작품이지만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2020년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무탈하게 2021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소설 가작] 사우다드(Saudade)
소설 가작.pdf 박민웅 (글로벌지역) 처음 수상했다는 연락을 받고는 수상할 거라고 생각을 못 해서 놀랐는데, 상을 받아 매우 기뻤습니다. 올 한 해 코로나로 인해 학교도 가지 못하고 대부분을 집에서만 보내 우울해하고 있었는데 이 수상으로 기분이 조금 나아졌습니다. 이번 마지막 학기를 끝으로 이제 학교를 떠나게 되는데 마지막에 이렇게 상을 받을 수 있어서 기분 좋게 학기를 마무리하고 졸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들 건강 조심하시고 이번 학기에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소설 입선] 붉은 도료
소설 입선.pdf 김민 (경영학) 안녕하세요, 경영학부 김민입니다. 소설을 써 본 경험이 거의 없어 다소 어렵고, 힘든 과정이었지만 이렇게 입선이라는 결과를 얻게 되어 한 해를 정말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주인공 민희, 은희, 효정의 이름은 각각 제 이름과 제 지인의 이름에서 가져왔는데, 그만큼 각 주인공에게 애정을 가지고 스토리를 꾸려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름을 빌려준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며, 이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께도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모두 따뜻한 겨울 보내기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소설 심사평]
이한정 교수 (일본어권지역학전공) 14편의 소설 응모작을 읽었다. 작품들은 동물과 인간의 관계, 만남과 헤어짐, 기억과 망각, 진실과 거짓, 말기의 삶, 현실과의 괴리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었다. 한두 편을 제외하고는 문장도 가지런히 다듬어진 글들이어서 읽는 즐거움이 더했다. 어느 작품을 꼽아도 아쉽지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 당선 「T or F」, 가작 「사우다드」, 입선 「붉은 도료」를 선정했다. 「T or F」는 AI와 인간의 문제를 ‘인격 복제’인 ‘지우’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다가올 미래를 다루면서 엄마가 ‘지우’와 함께 시댁에 가는 장면은 현실감을 더해 주었다. 도전하기 어려운 소재에 여러 에피소드로 담고 있어서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내용인데 안정감을 유지하고 있었다. 「사우다드(Saudade)」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잊기 않기 위한 아름다운 여정을 보여주고 있다. 포르투갈 여행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비현실적 공간을 설정해 세련된 느낌으로 다가왔다. 「붉은 도료」는 다소 가다듬어지지 않은 듯 보이는 문장이 이어지면서도 인물들이 살아있었다. 한 예술가의 죽음을 세 인물 화자로 비추지만 결국 예술가의 마음은 알 수 없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말미의 사족이 다소 안타까웠으나 입선으로는 손색이 없었다. 당선에 넣지 못해 여운이 남는 「흑백 도시」는 글이 수려했다. 다만 예정된 결말로 가는 내용이 시작의 기대감을 식게 했다. 응모작의 여러 작품이 이야기의 평이함에 머물러 있었다. 인물과 묘사의 입체감도 덜했다. 그러나 응모작은 모두 소설 쓰기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한껏 보여주었다. 선정의 당락 여부가 응모자에게 일희일비로 다가가지 않고 한 발 더 내딛는 계기로 작용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시 당선] 데스크에서
데스크에서 시간이 흐른다 7번채와 드라이버가 궤도를 그리며 골프공을 퍽퍽 때리기 시작하면. 나는 모니터 앞에 앉아 다음 손님을 기다리는 몸도 마음도 건조한 새벽 6시의 어린 직원. 5번 타석의 단골 손님은 대학교 교수님. 교수님의 단골 메뉴는 맹탕 아메리카노. 그는 대뜸 이천원 대신 말을 내밀었다. 너는 글을 쓴다 했지? 사회를 아주 잘 알아야해 신문을 읽어 종이신문으로 말야 청년의 시각으로 사회를 관찰하고…또…그걸로 작품을 만들어야 해 그러면 이제 된거야 버석한 손으로 커피를 제조하다말고 뒤돌아 광대 올리며 네 감사합니다 맹물커피, 꼬질한 골프장갑, 라이터를 든 채 교수손님은 사라졌다. 다시 모니터 앞에 앉아, 나는 이번엔 퇴근시간을 기다리는 오후 2시의 배고픈 직원. 나의 생크림 케이크에 장촛대 네개가 꼽힐 날 나는 매끈하고 잘빠진 드라이버가 되어 있을까, 볼 수거통을 전전하여 때묻은 골프공이 되어 있을까 저 아저씨 아줌마들은 본인을 뭐라고 생각할까 아니꼬와 하면서도 인스타그램 대신 뉴스를 클릭하는 나. 삼개월 후에 골프장이 무너지고 아파트가 들어섰다. 아마도 다른 곳에서 채를 휘두를 중장년의 얼굴들. 주머니에서 못쓸 공 하나가 나왔다. 버린다는 걸 깜빡했지 뭐야 나는 공과 함께 집으로 열심히 걸어갔다. 주머니 속에서 공의 파편이 손가락을 따끔 찌른다. 차혜빈 (영화영상) 저의 시를 다시 읽어보니 참 부끄럽습니다. ‘데스크에서’는 실제로 일했던 골프장에서의 경험을 비롯한 작품입니다. 마음속으로 불평의 소용돌이가 반나절에 열 번씩은 거세게 일었던 그 일자리에서 저는 저 스스로를 불쌍히 여겼나 봅니다. ‘골프공’이나 ‘매끈한 채’나 사람은 하나의 무언가로 정의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돈 많은 부자들이 비열한 성품을 가지고 있던 모습과 아니꼽게 보던 저 역시 그들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한편의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그 골프장의 소용돌이 속에서 저는 여러 번 휩쓸리고 또 어떤 소용돌이는 스스로 일으키기도 했을 테지만, 앞으로 남은 인생은 그보다 더 단단하게 버텨내고 싶은 마음입니다.
[시 가작] 나를 만드는 것
나를 만드는 것 철문은 시련이다. 높은 담벼락은 고통이다. 철문은 나를 죽이지 못한다. 높은 담벼락도 그러하다. 나는 철문을 통과할 수 없기에 높은 담벼락을 넘을수 없기에 강해진다. 철문의 차가움은 나를 따뜻하게 높은 담벼락의 딱딱함은 나를 부드럽게 그렇게 나는 성장한다. 오늘도 나는, 철문과 높은 담벼락에 몸을 기댄다. 김종찬 (글로벌경영)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 뿐이다.' 니체가 그의 저서 < 우상의 황혼>에 담은 글입니다. 2년 전, 군대에서 니체의 말을 처음 접했을 때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밖에 보이는 담벼락, 철문은 저를 고통받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니체의 말을 접한 뒤 그러한 고통들이 결국 저를 죽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더욱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상명대 학우분들이 많이 힘드시겠지만, 힘든 상황에서도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시 입선] 너를 사랑할 때도
너를 사랑할 때도 비 오는 날을 좋아한다고 비가 오기를 기다리진 않았다 언제 오냐고 왜 이제 왔냐고 묻지 않았다 너를 사랑할 때도 그랬다 이재승 (국어교육) 나에게 시 쓰는 일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낚아채어 울림을 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너를 사랑할 때도」도 역시 우리가 사랑할 때 보지 못했던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비 오는 날을 좋아하는 사람은 비가 오기를 애써 기다리지 않습니다. 그저 오늘 이 세상에 비가 내리면 아이처럼 좋아할 뿐입니다. 시적 화자는 자신의 옛 애인을 떠올리며, 그와 같은 사랑을 했다고 노래합니다. 언제 오냐고 묻지도,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따지지도 않는 그런 사랑을 말이죠. 시인을 꿈꾸며 10년 가까이 시를 써왔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시를 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시 심사평]
최미숙 교수 (국어교육과) 올해 응모작들의 시 창작 경향은 분명했다. 언제나 그렇듯 자신의 주변을 둘러보면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시가 많았다. 사랑, 우정, 아르바이트, 가족 등은 우리 청춘이 항상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다. 그런데 올해 특징적인 것은 코로나19가 가져온 우리 삶의 변화, 비대면 생활의 정서 등을 표현한 작품이 많았다는 점이다.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한,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도 우리의 일상적인 삶을 강타하는 코로나19는 정신적이고 물질적인 측면 모두에서 우리를 고통스럽게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 시 곳곳에 표현되어 있었다. 당선작으로는 <데스크에서>를 선정했다. 이 시에는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청춘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골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몸도 마음도 건조한” 시적 화자 ‘나’는 힘든 가운데 삶을 이어가야 하는 이 시대 청춘이자, 동시에 불투명한 미래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청춘의 모습이다. 감동 없는 조언을 건네는 기성세대 ‘교수님’의 목소리를 삽입한 것은 시의 긴장감을 만들어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아니꼬와 하면서도 인스타그램 대신 뉴스를 클릭하는 나”가 과연 몇 십년 후 맞이하게 될 삶이란 어떤 모습일까. 삼개월 후에 골프장이 무너지고 아파트가 들어섰어도 여전히 시적 화자 ‘나’의 주머니에는 골프공이 함께 하고 있다. 공의 파편이 손가락을 따끔 찌르면서. 시적 여운이 길게 남는 표현이다. 가작 <나를 만드는 것>에서 우리는 힘든 세상을 강인하게 견인하면서 살아가는 시적 화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나’에게 ‘철문’과 ‘높은 담벼락’은 ‘시련’이고 ‘고통’이다. “철문을 통과할 수 없”다는 것, “높은 담벼락을 넘을수 없”다는 것은 시련과 고통에 빠지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시련과 고통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밑거름으로 삼아 강하게 성장한다. 자칫 뻔한 내용을 담은 시가 될 수도 있었다. 그것을 반전시킨 것은 이 시 특유의 역설적 표현일 것이다. 입선 <너를 사랑할 때도>는 우리들에게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하고 있다. 화자는 많은 말을 하지 않고 아주 짧게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다리진 않았다”, “묻지 않았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 목소리 사이에 숨어 있는 간극은 아무래도 독자가 채워야 할 것 같다. 생략 어법이 전하는 긴 여운이 독자로 하여금 사랑의 의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도록 하고 있다.
[평론 당선]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보는 세상, 그의 영화
평론 당선.pdf 한원재 (국어교육) 모든 영화는 가치가 있습니다. 제가 평론에서 강하게 비판한 작품들은 훌륭한 영화의 조건을 갖추지 못했지만 작품으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판단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에 대한 글을 썼을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훌륭한 영화란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관객의 마음 속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시간을 버티는 힘이 있는 영화가 명작인 것입니다. 저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작품이 그런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계속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 이유에 관해 제 자신도 궁금했기에 글을 썼습니다. 나름대로 저의 궁금증은 해소되었지만 정말 부족한 것이 많은 글입니다. 그래도 제가 쓴 이 글이 영화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런 꿈을 위한 응원과 격려의 차원에서 뽑아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평론 가작] 역사를 대면해야 한다는 고요한 단언
평론 가작.pdf 김종욱 (글로벌경영) 졸업 전에, 다시 한번 더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2년 전, 글쓰기 수업 시간에 lgbt에 관한 평론을 마지막으로 쓰고 싶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 전 지식이 부족하여 글을 쓰다 끝내 포기했었습니다. 이번에는 포기하지 않고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을 졸업 전에 할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좋게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기회가 된다면 영화도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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